지하철, 버스 등에 올라타면 보이는 익숙한 풍경이 있죠.
앉은 사람, 서 있는 사람 가릴 것 없이 고개를 떨구고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물론 저도 그들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한날은 너무 피곤해서 스마트폰을 볼 여력조차 없었어요. 그냥 밖을 쳐다보면서 멍을 때리고 있었죠.
그러다 보니 내일 일과와 다가올 일정이 떠오르더군요. 미리 계획을 짜고 준비할 것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봤죠. 닥치면 해결했던 일들을 한 발 앞서 대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이처럼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생각보다 값질 수 있어요.
많이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 기대보다 즐거운 경험
사람들은 생각 이상으로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런 사실은 학술지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에 소개된 일본 교토 대학교 등의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전자기기 등의 방해 없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걸 즐기는지 살펴보기 위해 6개의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각각 20분 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험 동안에는 돌아다니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행위 등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앉은 상태에서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일이었죠.
실험을 마친 참가자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경험을 평가했습니다.
평가를 분석한 결과, 혼자만의 시간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준 경험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다른 실험에서 한 그룹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고, 또 다른 그룹은 뉴스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결과, 두 그룹은 동등한 수준의 즐거움을 느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전체적으로 실험 참가자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경험했다고 밝혔습니다.
즐거움의 수준을 7점 만점으로 따진다면, 실험 전에는 1~2점 수준을 예상했는데 실험 후에는 3 ~ 4점을 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즐거움 넘어 행복·창의력 찾는 시간
그렇다면 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할까요?
단순히 생각보다 즐겁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닙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내면 등에 집중하는 시간은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며, 나아가 삶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창의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내면에 집중함으로써 얻는 효과들은 모두 웰빙(well-being)의 증진과 연결된 행동들이죠.
특히 문제 해결 능력과 연관 지어 볼 예시가 하나 떠오르네요.
기자실에 가면 베테랑 기자들이 사색에 잠겨 허공을 바라보는 장면을 볼 수 있어요.
그러다 기사를 몇 줄씩 적어 나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참고할 때, 자신의 생각에 집중하는 행위는 잠재된 능력을 일깨우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스마트폰 등 시각적 자극에만 너무 정신을 쏟다 보면 이런 소중한 경험을 놓치게 되죠.
이를 방지하려면 무심코 스마트폰을 보며 보낸 시간을 줄이는 연습이 필요해요.
품을 많이 들일 필요는 없어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동안 잠시 전자기기를 멀리하고 자신의 내면과 생각에 귀 기울이는 게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그러다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경험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스마트폰 사용 중독, 기억력 떨어뜨리고 삶의 질 낮춘다
쉽게 좌절하고 감정 기복 심해…‘ADHD’ 원인·검사·치료·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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