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5년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길었던 연애가 끝난 소감은 허전함입니다.
A씨는 자신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듯 마음 한 구석이 휑한 느낌이 듭니다. 그럴 때마다 전 남친의 SNS를 찾아보고 또 메신저로 보내지 못할 이야기를 구구절절 적어봅니다.
이런 자신이 답답한 A씨. 스스로 씩씩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별 후 삶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마치 전 남친이 돌아와야 행복했던 삶을 되돌려 받을 것 같은 이 상황이 답답합니다.
연애가 끝나면 밀려오는 공허함과 전 애인에 대한 그리움.
이런 감정은 왜 생기는 걸까요?
자기대상
전 애인에게 집착하게 되는 한 가지 이유는 self-object, 즉 ‘자기대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자기대상이란 우리가 내 자신을 투영하는 물체나 사람을 말합니다.
애인, 부모님, 보호자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우리의 자존감을 지탱하는 존재입니다.
즉 우리는 자기대상을 통해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연애 과정을 생각해보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울 수 있어요.
애인이 보여주는 헌신적인 태도와 칭찬을 보고 들으며 우리는 ‘내가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애인의 말과 행동이 마치 내 자신의 가치를 대변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죠.
그리고 점점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버립니다.
사라져 버린 자기대상
사랑이 끝나고 애인이 떠나게 되면 자기대상 역할을 할 존재가 사라져 버립니다.
‘사랑스럽다, 똑똑하다, 힘내, 잘 될 거다’ 등의 말로 자존감을 세워줄 누군가가 한 순간에 없어져버리는 것이죠.
문제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이런 말들에 의존해왔다는 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존감을 지탱하던 한 축이 무너져 버림에 따라 정서적인 안정성이 흔들리는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방석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항상 사용하던 방석이 없어져 땅바닥의 딱딱함과 한기를 느끼며 앉아야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정말 불편하겠죠.
그리고 안락함을 제공했던 방석을 그리워하게 될 겁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헤어짐 이후에 자기대상 역할을 수행했던 애인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정확히는 애인이 무의식적으로 선사했던 정서적인 안정감을 그리워하는 것일 수 있죠.
그 결과 마음 한 편이 텅 빈 느낌을 받게 되고, 이를 채우기 위해 전 애인에게 자꾸 집착하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집니다.
다만 아픔 속에 머무는 건 가장 미련한 일입니다.
되돌릴 수 없다면 빠르게 털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게 현명한 선택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별의 아픔을 잘 치유하는 것이 중요겠죠.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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